임계점 정규 1집
임계점
임계점은 피아노, 기타, 드럼으로 구성된 현대적인 재즈 트리오로, 베이스 없는 독특한 구성을 통해 각자의 사운드를 조화롭게 엮어내며 다채로운 음악적 색채를 만들어간다. ‘임계점’이라는 팀 이름은 화학 용어에서 유래되었으며, 물질이 새로운 상태로 변할 때의 온도와 압력을 의미한다. 이 앨범은 마치 물질이 변형되듯, 청자와 연주자가 함께 새로운 음악적 상태로 변해가는 경험을 선사한다.
임계점은 2024 자라섬 서칭포 재즈맨을 시작으로 쑤믹페스티벌, RSS 페스티벌 등 다양한 무대에서 활발히 활동을 이어가며, 그들의 음악은 단순히 재즈 트리오의 틀을 넘어, 장르의 융합과 붕괴를 시도하며 새로운 음악적 세계를 창조한다. 이번 첫 번째 정규 앨범 "임계점"은 팀의 색깔을 가장 잘 담아낸 자작곡들로 구성되어 있으며, 그들의 독창적인 사운드와 호흡을 온전히 느낄 수 있는 작품이다.
이 앨범은 서로의 소리에 반응하고 공명하며, 새로운 음악을 창조하는 과정에서 나오는 기승전결과 깊은 호흡을 함께 경험할 수 있다. 또한, 음악 속에서 풀어내는 세 명의 솔직한 이야기가 담겨 있어, 청자들에게 새로운 음악적 세계로 이끌어줄 것이다.
“언제 고개를 끄덕이나요?” 함께 공연을 본 한 음악가와 방금 전 무대에 관해 이야기하다가 문득 질문을 들었다. 그럴 때가 꽤 있다. 특히 재즈 무대의 솔로 파트에 깊이 취해 있을 때, 다른 음악처럼 자연스럽게 리듬을 타다가 나도 모르게 격렬하게 고개를 끄덕이는 순간이. 아마도 이전까지 쌓아온 해당 연주의 서사가 마땅히 이르러야 할 지점, 혹은 폭발하거나 전환해야 할 지점에 이르렀고, 그 순간 연주의 선택에 내가 깊이 동조해 움직인 고갯짓이었을 거다. ‘임계점’은 과학, 수학에서 쓰는 전문 용어지만 일상에도 충분히 응용되는 말이다. 물질의 상태가 변하는 최후의 지점을 가리키며, 서서히 쌓여온 변화가 마침내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드는 지점이다.
재즈 트리오 임계점은 학교 및 재즈 신 대표적인 신인 경연 프로그램인 ‘자라섬재즈 서칭포재즈맨’을 통해 결성한 젊은 그룹이다. 전통 피아노 트리오 편성의 베이스를 과감히 기타로 대신한 이 현대 트리오는 1년여 걸쳐 자신들의 레퍼토리를 함께 만들며 다듬었고, 그 과정에서 착수한 이번 첫 정규작의 경우 서로의 즉흥 호흡에 집중한 채 거의 두 테이크 만에 완료되었다. 이들이 밴드와 앨범 이름으로 택한 비일상적이고도 일상과 멀지 않은 개념은 고스란히 음악의 형태를 띤다. 구체적인 사건이나 상황 하나 제시되지 않은 배경 속 오롯이 소리와 감정의 흐름만으로 임계 순간이 갖는 의미를 탐구하고, 장면을 묘사한다. 천천히 온도와 압력을 끌어올리는 것이 아니라 처음부터 적극적으로 한계에 다가서며, 그런데도 이야기와 에너지는 힘을 잃지 않고 앞을 향해 전진한다.
등장한 게 분명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지만 여전히 드문, 게다가 재즈 트리오에서는 용감하다고 할 수밖에 없는 임계점의 베이스리스(bassless) 구성은 이들만의 확실한 균형을 찾았다. [임계점]은 베이스의 공백을 메우기보다 애초에 부재를 상정한 채 아예 뭉툭한 저음부가 없는 세계를 완성했다. 이 같은 균형은 평화나 안정에의 추구와는 거리가 멀다. 강렬한 포효와 차분한 침잠을 오가는 긴장감 넘치는 역동성이 각자의 역할을 수행하는 밀도 높은 대화와 함께 한 곡에 담겨 있으며, 이러한 서사는 거기에 그치지 않고 마치 한 곡처럼 다음으로 이어진다. 스타트를 끊은 두 트랙(‘임계점’ ‘절대영도’)에서 모든 것을 쏟아낼 만치 비장하게 각각의 기승전결을 마쳐놓고도, 흐름을 이어가 기어이 앨범의 최종 절정 파트(‘응결’)의 매듭을 지어내는 모습을 보며, 순간의 연주 너머 원하는 작품의 완성도에 이르기까지 이들이 묵묵히 함께한 시간을 생각하게 된다.
무엇보다 세 사람의 조화가 좋다. 곳곳마다 전위적인 테마를 능청스럽게 던지는 피아니스트 안현빈과 이를 이어받으며 재즈-록, 프로그레시브 록 등의 존재감을 덧대 다양한 불안과 긴장을 증폭하는 기타리스트 김찬우의 호흡이, 패기와 재치, 진중함을 두루 갖춘 두 사람의 색을 만든다. 아직 10대의 어린 드러머 안규원은 베이스 없이 두 악기를 서포트하는 막중한 임무를 안정적으로 소화할 뿐 아니라 각 트랙의 추상적인 주제를 다루는 데 있어 탁월한 상상력과 이를 바탕에 둔 질감 표현을 들려준다. 강렬하고 유려한 흐름 속 마주하는 변화들의 은유는 임계점이 함께 일궈낸 창의적 성장과 변용의 과정을 비춘다.
최근의 어수선한 현실 속 역사는 다음 단계로의 변화를 위한 임계점에 달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저마다 인내의 한계, 투자의 한계, 고통의 한계에 달했을 때 우리는 어떤 선택을 하는가? 한계는 분명 창의와 예술성이 어느 순간 피어나는 순간도 존재한다. 제목 임계점에는 각 트랙과 전체 앨범의 극적 순간만이 아니라, 세 젊은 음악가가 하나의 단단한 예술적 정체성을 얻기까지 겪는 결정적 단계라는 의미도 담겨 있다. 앨범을 들은 이는 자연스럽게 임계점을 통과한 이들의 다음 이야기를 기대하며 고개를 끄덕이게 될 것이다. / 대중음악평론가 정병욱(Byungwook Chung)
Tracks & Stories
01. 임계점 (08:18)
02. 절대영도 (10:02)
03. 이름 없는 악보 (06:29)
04. 평야 (01:49)
05. 태풍의 눈 (04:57)
06. 점화 (04:22)
07. 자아의 신화 (03:57)
08. 앙금 (2:20)
09. 고요 (05:31)
10. 연무 (02:10)
11. 응결 (05:46)
12. 돛대 (06:07)
1. 임계점
물질이 새로운 상태로 변할 때의 온도와 압력을 의미한다. 임계점에 도달하기까지의 서로에 대한 공명.
2. 절대 영도
모든 물질의 입자가 완전히 멈추는 상태인 가장 차가운 온도. 절대영도보다 더 낮아져 음의 온도로 가면 오히려 뜨거운 상태에 돌입한다.
3. 이름 없는 악보
혼란스러운 악보는 뒤로한 채
4. 평야
고요하고 드넓은 이 평야에 무언가 일어날 것만 같다.
5. 태풍의 눈
강렬한 태풍의 중심부는 아이러니하게도 고요하다.
6. 점화
연소가 시작되는 순간으로, 반응물이 점화온도에 도달해 자발적으로 불타오르는 과정, 그리고 그 사이의 열기의 전도.
7. 자아의 신화
태어나면서부터 가지게 된 자신만의 운명이나 사명, 그리고 그것을 찾고 실현하는 것에 대한 소망.
8. 앙금
녹지 못한 채 가라앉은 감정.
9. 고요
뜨거운 열기 뒤에 숨어 있는 침체되고 고요한 시간, 그리고 이를 받아들이기 위한 우리의 소리.
10. 연무
넓은 연무속 희미한 입자. 그 사이를 헤메는 소리.
11. 응결
우리들의 마지막 상태 변화 퍼져있던 상태의 우리의 소리가 다시 차가워지며 다시 달라 붙게 된다.
12. 돛대
우리가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
Credits
Performed by
안현빈 Hyunvin An (Pf)
김찬우 Chanwoo Kim (gt)
안규원 Kyuwon An (dr)
Recorded at Genuin Studio, 2025.02.02
Recording by 이승주Seungju Lee, 황순우 Sunwoo Hwang, 이석우 Seokwoo Lee
Mixing & Mastering 이승주 Seungju Lee
Artwork by 최우희 Woohee Choi
Produced by 안현빈 Hyunvin An
Composed by 안현빈 Hyunvin An 1, 2, 6, 8, 9, 11, 12 / 김찬우 Chanwoo Kim 3, 4, 5 / 안규원 Kyuwon An 7, 10
About Artists
- 안현빈 Pf
피아니스트 안현빈은 재즈와 즉흥연주 음악을 기반으로 한국에서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으며 최근에는 “임계점”, “안현빈과 오종대” 등의
프로젝트로 활발히 활동을 이어나가고 있다. 스트레잇어헤드 재즈부터 아방가르드 스타일까지 다양한 장르를 아우르며 섬세한 표현부터 강력한
인터플레이까지 다양한 플레이에 강점을 두고 있는 피아니스트이다. 또한 작곡가로서도 강한 강점을 가지고 있으며 자신만의 곡을 작곡하는 데
그치지 않고, 함께하는 연주자를 고려하여 앙상블을 구상하며 작곡하는 뛰어난 능력을 지녔다.
- 2024 자라섬서칭포재즈맨전국투어, 2024 쑤믹페스티벌, 2024 RSS 페스티벌, 2024 자라섬국제재즈페스티벌
그 외 다양한 페스티벌 및 경연 리더작 “임계점” 선정
- 박진영, 이한얼, 오종대, 오재철 사사
- 에반스 플레이어 68기
- 임계점, 안현빈과 오종대, 안현빈 트리오, 안현빈 모던 트리오, 유성민 퀄텟, 인테러뱅 등 다양한 팀 활동
- 정규 1집 “나의 소리, 나의 기억” , 김찬우 “회상” 나물 “Sandness” 피아노 참여
- 김찬우 Gt
모티브를 활용한 개성 있는 즉흥연주로 자신만의 색깔을 만들어가는 연주자.특정 장르에 얽매이지 않고 연주와 작곡을 넘나들며, 팀의 사운드를 세밀하게 듣 고 즉각적으로 반응해 새로운 음악적 흐름을 만들어낸다.그에게 음악은 단순한 소리의 나열이 아니라, 사람들과 소통하고 감정을 나누는 매개체이다.
순간의 흐름을 직관적으로 포착하며, 즉흥성과 서사를 동시에 담아내는 연주를 통해 청중과 깊이 교감한다.
- 2024 한국즉흥음악축제 프린지 아티스트 선정
- 2024 자라섬 서칭포재즈맨 전국투어
- 2024 쑤믹페스티벌
- 2024 RSS 페스티벌
- 2024 자라섬국제재즈페스티벌
- 2024 싱글 '회상' 발매
- 안규원 Dr
즉흥 연주, 재즈, 소울 등 다양한 장르를 본인만의 해석으로 연주하며, 아티스트들 및 청중들과 깊은 음악적 교감을 나누고, 자신의 가치관과 의도를 음악이라는 매개체에 담아내는 예술가이다. 그는 17세라는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성숙한 연주를 선보이며, 동시에 그 나이대만이 가진 도전적인 감각을 발휘하는 다재다능한 드러머이다. 특히, 그의 장점은 임계점에서 더욱 빛을 발한다. 다른 악기들의 연주에 집중하며, 그들의 의도와 표현이 청중들에게 더 잘 전달될 수 있도록 도화지 같은 연주를 펼친다. 이를 통해 곡의 사운드를 유니크하게 만들어내며, 틀에 갇히지 않은 자유로운 형식을 이끌어낸다.
-2023 서울드럼 페스티벌 고등부 대상
-2024 자라섬 국제 재즈페스티벌
-2024 쑤믹 페스티벌
-2024 RSS 페스티벌
-2024 자라섬 서칭포 재즈맨 전국 투어 -그 외 여러 공연 및 연주 활동
임계점 by 임계점 [CD/ 정규1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