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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계점 정규 1집 [Critical Point] 쇼케이스
임계점의 첫 번째 정규 앨범 [임계점] 발매를 기념하여 쇼케이스를 개최합니다.
이번 공연에서는 앨범의 전곡을 연주하며, 이에 대한 이야기를 공유하고자 합니다.
일정: 2025년 4월 19일 (토) 오후 2시
장소: 서울 성동구 연무장길 28-12, 5층
서울브루어리 성수 / 카인드서울
티켓 가격: 20,000₩
입장 및 유의 사항
- 관객 입장은 공연 30분 전 (오후 1시 30분부터) 가능합니다.
- 지정 좌석 없이, 선착순으로 입장합니다.
- 티켓은 따로 배송되지 않으며 입장시 예매자 성함 확인 후 입장합니다.
- 음식 및 음료 반입은 금지되어 있습니다.
- 공연 종료 후 앨범 판매 및 사인회가 진행됩니다.
- 본 공연은 영상 촬영 및 녹음이 포함될 예정이며, 추후 업로드 될 수 있음을 사전에 고지해드립니다.
- 주차가 어려우니 대중교통 이용 권장드립니다.
“언제 고개를 끄덕이나요?” 함께 공연을 본 한 음악가와 방금 전 무대에 관해 이야기하다가 문득 질문을 들었다. 그럴 때가 꽤 있다. 특히 재즈 무대의 솔로 파트에 깊이 취해 있을 때, 다른 음악처럼 자연스럽게 리듬을 타다가 나도 모르게 격렬하게 고개를 끄덕이는 순간이. 아마도 이전까지 쌓아온 해당 연주의 서사가 마땅히 이르러야 할 지점, 혹은 폭발하거나 전환해야 할 지점에 이르렀고, 그 순간 연주의 선택에 내가 깊이 동조해 움직인 고갯짓이었을 거다. ‘임계점’은 과학, 수학에서 쓰는 전문 용어지만 일상에도 충분히 응용되는 말이다. 물질의 상태가 변하는 최후의 지점을 가리키며, 서서히 쌓여온 변화가 마침내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드는 지점이다.
재즈 트리오 임계점은 학교 및 재즈 신 대표적인 신인 경연 프로그램인 ‘자라섬재즈 서칭포재즈맨’을 통해 결성한 젊은 그룹이다. 전통 피아노 트리오 편성의 베이스를 과감히 기타로 대신한 이 현대 트리오는 1년여 걸쳐 자신들의 레퍼토리를 함께 만들며 다듬었고, 그 과정에서 착수한 이번 첫 정규작의 경우 서로의 즉흥 호흡에 집중한 채 거의 두 테이크 만에 완료되었다. 이들이 밴드와 앨범 이름으로 택한 비일상적이고도 일상과 멀지 않은 개념은 고스란히 음악의 형태를 띤다. 구체적인 사건이나 상황 하나 제시되지 않은 배경 속 오롯이 소리와 감정의 흐름만으로 임계 순간이 갖는 의미를 탐구하고, 장면을 묘사한다. 천천히 온도와 압력을 끌어올리는 것이 아니라 처음부터 적극적으로 한계에 다가서며, 그런데도 이야기와 에너지는 힘을 잃지 않고 앞을 향해 전진한다.
등장한 게 분명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지만 여전히 드문, 게다가 재즈 트리오에서는 용감하다고 할 수밖에 없는 임계점의 베이스리스(bassless) 구성은 이들만의 확실한 균형을 찾았다. [임계점]은 베이스의 공백을 메우기보다 애초에 부재를 상정한 채 아예 뭉툭한 저음부가 없는 세계를 완성했다. 이 같은 균형은 평화나 안정에의 추구와는 거리가 멀다. 강렬한 포효와 차분한 침잠을 오가는 긴장감 넘치는 역동성이 각자의 역할을 수행하는 밀도 높은 대화와 함께 한 곡에 담겨 있으며, 이러한 서사는 거기에 그치지 않고 마치 한 곡처럼 다음으로 이어진다. 스타트를 끊은 두 트랙(‘임계점’ ‘절대영도’)에서 모든 것을 쏟아낼 만치 비장하게 각각의 기승전결을 마쳐놓고도, 흐름을 이어가 기어이 앨범의 최종 절정 파트(‘응결’)의 매듭을 지어내는 모습을 보며, 순간의 연주 너머 원하는 작품의 완성도에 이르기까지 이들이 묵묵히 함께한 시간을 생각하게 된다.
무엇보다 세 사람의 조화가 좋다. 곳곳마다 전위적인 테마를 능청스럽게 던지는 피아니스트 안현빈과 이를 이어받으며 재즈-록, 프로그레시브 록 등의 존재감을 덧대 다양한 불안과 긴장을 증폭하는 기타리스트 김찬우의 호흡이, 패기와 재치, 진중함을 두루 갖춘 두 사람의 색을 만든다. 아직 10대의 어린 드러머 안규원은 베이스 없이 두 악기를 서포트하는 막중한 임무를 안정적으로 소화할 뿐 아니라 각 트랙의 추상적인 주제를 다루는 데 있어 탁월한 상상력과 이를 바탕에 둔 질감 표현을 들려준다. 강렬하고 유려한 흐름 속 마주하는 변화들의 은유는 임계점이 함께 일궈낸 창의적 성장과 변용의 과정을 비춘다.
최근의 어수선한 현실 속 역사는 다음 단계로의 변화를 위한 임계점에 달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저마다 인내의 한계, 투자의 한계, 고통의 한계에 달했을 때 우리는 어떤 선택을 하는가? 한계는 분명 창의와 예술성이 어느 순간 피어나는 순간도 존재한다. 제목 임계점에는 각 트랙과 전체 앨범의 극적 순간만이 아니라, 세 젊은 음악가가 하나의 단단한 예술적 정체성을 얻기까지 겪는 결정적 단계라는 의미도 담겨 있다. 앨범을 들은 이는 자연스럽게 임계점을 통과한 이들의 다음 이야기를 기대하며 고개를 끄덕이게 될 것이다.
/ 대중음악평론가 정병욱(Byungwook Chung)
임계점 정규 1집 [Critical Point] 쇼케이스 [Tick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