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의 곡선을 따라 흐르는 숨, 플룻이 그려낸 한국의 초상
“이끌림(IKLIM) : Memory and Curve”
플루티스트이자 작곡가 원유림의 첫 정규 앨범이자, 시리즈 프로젝트 “이끌림(IKLIM)”의 첫 번째 여정이다.이끌림은 ‘귀(耳)를 이끄는 음악’이라는 뜻으로, 전 세계의 음악과 스타일을 탐구하는 장기 프로젝트다.
그 첫 번째 여정인 이번 앨범은 원유림의 모국, 한국을 향한다.
원유림은 파리에서 십여 년간 활동하며 다양한 레퍼토리와 색깔을 구축해온 플루티스트로, 이번 앨범에서는 특수 플룻 헤드(슬라이딩 헤드조인트)를 통해 음을 굽히고 미끄러뜨리며 기존의 플룻으로는 낼 수 없던 굵고 유연한 곡선의 소리를 만들어낸다.그 곡선은 단순한 음의 흔들림이 아니라, 기억이 움직이는 방식에 대한 은유다.
휘어지고, 둥글어지며, 흐려지고, 다시 되살아나는 기억의 결이 음악 속에 스며든다.
앨범명 “Memory and Curve”는 바로 그 기억의 흐름과 곡선의 길을 담고 있다.
한국 예술에 깊게 자리한 곡선의 미학을 바탕으로,원유림은 **시간과 감정, 그리고 기억이 그려내는 선(線)**을 소리로 완성했다.
이 앨범은 전통의 선율·리듬·악기를 단순히 차용한 퓨전이 아니다.
한국의 전통·역사·문화가 품은 집단적 기억,그리고 한 개인으로서의 사적인 기억이 만나전통과 현대가 공존하는 새로운 음악의 언어를 만들어낸다.
Memory and Curve — 기억의 장면들
기억 1. 민족의 기억– 500 Years Arirang (Pt. I–IV)
한오백년과 진도아리랑을 엮어, 한국의 시련의 역사와 꺾이지 않고 굳세게 버텨온 한민족을 노래한다.
기억 2. 사랑의 기억– Habuji (6:44)
할아버지의 죽음을 기리며, 제사에 쓰이는 축문을 음악적으로 사용해 곡을 열고 사랑의 기억을 표현한다.
기억 3. 고난의 기억– Taepyeong Trane (4:13)
태평소에서 Coltrane의 소프라노 색소폰의 사운드를 떠올리며, 고난의 기억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끊임없이 앞으로 나아가는 모습을 그린다.
기억 4. 사라져가는 기억– 엄마야 누나야 (4:58)
소중하고 아름답지만 흐려지고 변형되며 사라져가는 기억에 대한 아쉬움을 담았다.
기억 5. 변형된 기억– 꼭두각시 (3:45)
어린 시절, 부끄러웠던 순간이 시간이 흘러 미소로 남는 회상.
기억 6. 다름의 기억– 칠채 (Isolation & Connection) (5:48)
소외와 소속, 다름과 닮음의 경계, 그럼에도 불구하고 존재하는 연결, 그 모든 사이에서 느껴지는 감정들을 그린다.
기억 7. 약자의 기억– 새야새야 (4:46)
약자였던 한국의 기억과 저항의 노래 위에, 자유와 존중, 평화를 향한 염원을 담는다.
보너스 트랙 — 자유로운 곡선의 실험– 진도아리랑 (시나위 ver.) (4:39)
‘500 Years Arirang Pt. IV’의 편곡을 바탕으로, 곡선의 움직임을 한층 자유롭게 확장한 실험적 버전.
Credits:
Performers원유림 – 플룻, 태평소Nina Gat – 피아노Matis Regnault – 콘트라베이스Léo Tochon – 드럼
Recording / Mixing – Tony PaelemanMastering – Simon Lancelot
Composition – 작자미상 / 원유림 (2, 5, 6, 9 track)
Arrangement – 원유림
이끌림(IKLIM) : Memory and Curve by 원유림 [CD/ 정규1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