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준 그룹의 정규 2집
Loopers Deeper
박성준 그룹의 정규 2집 Loopers Deeper는 팬데믹 이후 우리가 마주한 세계의 흐름을 하나의 서사로 풀어낸 작품이다. 전작 Virtuous Cycle에서 음악이 메시지를 담아 세상과 소통할 수 있는가에 대한 질문을 던졌다면, 이번 앨범은 그 질문을 보다 확장된 시선에서 이어간다. 아티스트로서가 아닌 한 개인으로서, 동시대를 살아가며 체감한 변화와 감정의 흐름이 음악 안에 담겨 있다.
이 앨범은 평화와 번영 속에 잠재되어 있던 문제들이 드러나고, 그것이 갈등과 충돌로 이어진 뒤 다시 재건으로 향하는 인류사적 순환 구조를 하나의 흐름으로 바라본다. 우리는 더 나은 방향을 지향한다고 믿지만, 반복되는 역사 속에서 익숙한 장면들을 다시 마주하게 된다. Loopers Deeper는 이러한 ‘반복되는 변화’에 대한 감각에서 출발한다.
음악적으로는 트럼펫과 색소폰을 중심으로 한 관악기 편성과 피아노, 기타, 베이스, 드럼이 결합된 섹스텟 구성으로 작업되었다. 반복되는 리듬 모티브와 모달한 전개, 즉흥 연주가 유기적으로 결합되며, ‘순환’이라는 개념이 사운드 안에서 자연스럽게 구현된다.
앨범은 ‘Pandemic’으로 시작해 변화의 시작점에서 느껴지는 혼란과 긴장을 담아내고, ‘Circle of Changes’와 ‘Continuum (Improv.)’를 거치며 반복되는 흐름과 내면의 사유를 확장한다. 이어지는 ‘Overthinking’은 개인적 고민에서 출발한 질문을 보다 넓은 시대적 맥락으로 확장하며, 메인 타이틀곡 ‘Oxymoron’은 경쾌한 멜로디와 대비되는 메시지를 통해 인류의 모순적인 모습을 드러낸다.
이후 ‘First Repetition’, ‘Broken Wall’, ‘A Silent Clamor’는 반복과 균열, 그리고 서로 다른 현실이 공존하는 감각을 다양한 방식으로 비추며, 마지막 트랙 ‘Return To The Future’는 우리가 향하는 미래가 과거와 닮아 있을 수 있다는 질문을 남긴 채 열린 결말로 앨범을 마무리한다.
Loopers Deeper는 하나의 사건을 설명하기보다, 우리가 지나온 시간과 그 안에서 느꼈던 흐름을 음악으로 기록한 작품이다. 이 앨범은 반복되는 세계 속에서 우리가 어떤 선택을 하고 있는지를 다시 바라보게 만든다.
[Tracks]
[Credits]
Piano / Composer & Leader : 박성준 Seongjoon Park
Trumpet : Joep Van Rhijn
Saxophone : 김기범 Gibeom Kim
Guitar : 안성민 Seongmin Ahn
Bass : 홍승민 Seungmin Hong
Drum : 이석현 Seokhyun Lee
Recording : 이음사운드 EUMSOUND, 김지엽 Jiyeop Kim
Mixing / Mastering Engineer : 김지엽 Jiyeop Kim
Cover design : 권효빈 Binnie Kwon
[About Artists]
박성준 그룹은 피아니스트이자 작곡가 박성준을 중심으로 결성된 모던 재즈 앙상블로, 규모와 형식에 구애받지 않고 다양한 편성으로 음악을 선보여왔다. 트리오, 쿼텟, 확장 편성 등 프로젝트의 성격에 따라 유동적으로 변화하며, 작곡 중심의 서사를 각기 다른 앙상블 구조 안에서 탐구하는 것이 중요한 특징이다.
2018년 싱글 First Step을 시작으로 활동의 기반을 다졌으며, 이후 리더의 유학을 거쳐 2023년 국내 투어를 통해 본격적인 그룹 사운드를 확립했다. 즉흥성과 구조적 작곡을 균형 있게 결합하며, 앨범 단위의 내러티브를 중시하는 현대적 재즈 어법을 구축해왔다.
이번 프로젝트에서는 지난 1집의 편성과는 달리 색소폰을 새롭게 더해, 혼 섹션을 중심으로 한 모던 유닛으로 돌아왔다. 보다 입체적인 음색 구성과 확장된 하모닉 레이어를 통해, 기존의 피아노 중심 사운드에서 한 걸음 나아간 앙상블적 밀도를 선보인다. 이는 단순한 편성 변화가 아니라, 동시대적 감각과 서사를 보다 분명히 드러내기 위한 선택이다.
박성준 그룹에게 음악은 장르라기보다 하나의 언어에 가깝다. 특정한 의미를 규정하기보다, 소리의 결 안에 감각을 남겨두는 방식에 가깝다. 매 프로젝트마다 다른 편성과 구조를 선택하지만, 그것은 방향을 제시하기보다는 열려 있는 공간을 만들기 위한 선택이다. 해석은 음악 밖이 아니라, 듣는 이의 시간 안에서 완성된다.박성준 그룹의 모던 유닛에는 한국을 기반으로 활동 중인 네덜란드 출신 트럼페터 Joep Van Rhijn을 비롯해, 2020 라이징스타로 주목받고 ‘비움프로젝트’로 2026년 한국대중음악상에 노미네이트된 색소포니스트 김기범이 함께했다. 베이스에는 앙상블 포레스텟 등으로 폭넓은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홍승민이 참여했으며, 기타에는 자라섬국제재즈페스티벌 서칭포 재즈맨 선정으로 주목받은 안성민이 이름을 올렸다. 드럼은 2025 라이징스타로 선정되며 한국 재즈 신에서 가장 주목받는 드러머 이석현이 맡았다. 서로 다른 결의 음악 언어를 지닌 이들이 만들어갈 앞으로의 사운드 또한 자연스럽게 기대를 모은다.
Loopers Deeper by 박성준 그룹 [CD/ 정규2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