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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모두 추석연휴 잘 보내고 계신가요?
시간이 안 가는 듯 하면서 또 한 달이 후딱 지나가버렸습니다.
모두 잘 지내시죠?
2020년 추석날 아침, 딱 이 앨범이다 싶어 올리는 이 달의 쥔장 추천 앨범은
작곡가 이범준의 '그리운 나무'라는 크로스오버 앨범입니다.
도종환, 정희성, 정호승 시인의 작품들에 붙인 아름다운 멜로디를 노래한 소프라노 박인옥의 목소리가 마음을 시원하게 해주는 앨범입니다.
한국적이고 정다운 노랫말에 모던한 재즈 화성을 결합시켜
현대와 전통이 시공간을 초월하여 만나는 크로스오버 특유의 매력이란 이래야 하지 않을까라고 느껴지는, 만나기 힘든 수작으로 손꼽히는 작품입니다.
미니멀하지만 공간감이 살아있는 [그리운 나무] 추천합니다.
이 글을 읽는 모든 분들, 음악과 함께 위로되는,
건강하고 정겨운 명절과 10월, 풍요로운 가을 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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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곡가 이범준의 첫 번째 정규앨범, 크로스오버 가곡집 Vol.1 [그리운 나무]
작곡가 이범준이 그의 품속에 간직하고 있던 아름다운 우리 현대 시를 그의 특별한 감수성으로 재해석했다. 재즈 작곡의 어법으로 국악을 가미해서 만든 classical한 일곱 곡의 예술가곡들과 함께 국악동요, 현대시조, 국악연주곡 등 총 10곡을 담은 크로스오버 가곡집을 발매하였다. 이 음반에서 이범준은 시의 언어가 주는 감성적, 회화적인 느낌을 여러 다양한 음악적인 기법으로 표현하였으며 매우 단순한 악기구성으로 이를 담백하게 전개하고 있다. 이를 통해 다른 여타의 가곡들과는 사뭇 다른 모습으로 우리에게 크로스오버 가곡의 세계를 소개하고 있으며 그 묘미를 느끼게 한다. Soprano 박인옥과 이하경 어린이가 Featured Vocal로 참여하였으며, 조윤섭, 임은진, 권병호, 안은경, 서수복 등 국내 정상의 연주자들이 참여하여 완성도를 한층 높였다. 또한 두 개의 국악곡 트랙은 국립국악원의 창작악단과 정악단 단원들 및 객원단원의 연주로 녹음되었다. 제목에서 드러나듯이 크로스오버적인 이범준의 음악적 색깔이 잘 표현된 이 앨범은 Vol.1이라는 제목이 붙어있어 이와 같은 작업을 앞으로도 계속 해나갈 것임을 스스로 밝히고 있다. 또 다른 음악적 스타일로 찾아올 그의 다음 앨범이 벌써부터 기대된다.
서울디지털대학교 실용음악학과의 교수로 재직 중인 작곡가 이범준은 미국 Berklee College of Music과 University of Miami 대학원에서 재즈와 스튜디오 음악을 전공한 후 귀국하여 대중음악과 재즈, 영상음악과 합창음악을 넘나들며 다양한 작품 활동을 하고 있다. 또한 국립국악원에서 마련한 '대중음악인을 위한 국악작곡아카데미'에서 정규과정과 심화과정을 수료하여 작품 속에 국악의 색채도 더해가고 있다. 현재 '한국합창작곡가협회' 사무국장을 맡고 있으며, 영상음악 전문그룹 'Scoregram'의 멤버로서 방송 영화음악 작곡가 및 음악감독으로 활동 중이다.
[Featured Vocal] Soprano 박인옥 성신여대 성악과 졸업 미국 Longy School of Music 대학원 졸업 성신여대, 백석예술대 외래교수 역임 [Track Review]
1. 벗 하나 있었으면 (도종환_시, 이범준_곡) Vocal_박인옥, Piano_이범준, Nylon Guitar_조윤섭 혼자인 게 익숙한 사람에게 어느 날 갑자기 문득 엄습하는 외로움이 있지요. 그냥 누군가가 그립고 사람 한명이 아쉬운 적막하고 쓸쓸할 때의 마음을 담아보았습니다. 이 시를 읽고 나니 시의 주인공이 너무 쓸쓸하고 외로워 보입니다. 하지만 미지근한 온기가 느껴질 만한 공간을 놓치진 않으려 했습니다. 그래야 벗 하나 찾을만한 희망이 보이니까요.
2. 그리운 나무 (정희성_시, 이범준_곡) Vocal_박인옥, Piano_이범준, Flute_권병호 정희성님의 원작 시는 경상도 사투리로 되어 있습니다. 노랫말로 바꾸면서 많은 고민을 했습니다만 사투리를 음악으로 표현하는 방식이 낯설어 부득이 표준어로 바꾸었습니다. 시인 정희성님께 큰 폐를 끼쳤습니다. 이 시에는 나무의 마음을 그리는 따뜻함 뿐 아니라 나무의 안타까움과 슬픔도 함께 배어 있습니다. 다만 노래에서는 그 따뜻함에 초점을 맞추려 하였고 그 감성과 잘 어울리는 '보사노바' 스타일을 사용하였습니다.
3. 꽃을 보려고 (정호승_시, 이범준_곡) Vocal_이하경, Piano_이범준, 피리_안은경, 장구_서수복 '엄마를 만나려고..' 라는 구절을 부르는데 왜 이렇게 눈물이 머금어지는지 모르겠습니다. 기쁨과 슬픔, 어느 한 곳에 집중되지 않는 마음을 표현하기에 최적화된 우리 가락의 길인 평조길을 변형해서 사용해 보았습니다. 마음을 어루만지는 안은경님의 피리 가락이 너무 맛깔스럽습니다.
4. 들길 (도종환_시, 이범준_곡) Vocal_박인옥, Piano_이범준, Cello_임은진 환경과 인간 사이의 문제, 인간과 인간 사이의 문제는 바로, 서로 존중하지 않고 군림하고 다스리려는 데에서 시작한 문제일 것입니다. 전주와 시작부분에서 서로가 서로의 모습을 지키면서 공존하는 모습을 피아노 반주로 표현해 보았습니다. 저음부, 특히 왼손 베이스의 음은 계속 바뀌면서 진행해 가는데 고음부의 음들은 일정 마디동안 계속 같은 모양을 유지합니다. 간섭받지 않는 독자적인 존재이지만 이 둘은 함께 공존하며 매번 다른 화음과 울림을 만들어냅니다. 바로 우리 인간과 환경이 함께 살아가야 할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지요.
5. 사랑의 침묵 (도종환_시, 이범준_곡) Vocal_박인옥, Piano_이범준 참고 참고 또 참아도 눈물이 쏟아지는 슬픔을 혼자 감내하는 이 시의 주인공은 얼마나 더 많은 가시들을 가슴에 찌르며 살아왔을까요. 내가 지금 슬프지 않게 살아가는 이유는 나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자신들의 슬픔을 나에게 전하지 않고 몽땅 싸안고 끙끙거리기 때문인지도 모르겠습니다.
6. 쉬어간들 (황진이_시조, 이범준_작곡/편곡) 여창_박진희, 대금_이명훈, 가야금_서은영, 거문고_김준영, 양금_전명선, 타악_황영남, A. Guitar_조성우 전통시조 '청산리 벽계수야'의 골격과 내용의 기둥을 유지하면서 리듬과 가락을 규칙적으로 만들어 오선악보에 투영한 현대적인 창작시조입니다. 대금의 정갈한 맛과 가야금의 애교스러운 맛, 거문고의 절도 있는 맛을 가지고 새로운 밥상을 만들고자 하였습니다. 기타의 현대스러움에 양금의 차분함을 더한 화성감을 밥상의 상보로 삼았습니다. 중간에 현대어로 탈바꿈한 노랫말이 새롭습니다.
7. 큰산 가는 길 (도종환_시, 이범준_곡) Vocal_박인옥, Piano_이범준, Flutes_권병호 신비롭고 철학적인 이 시를 음악으로 제대로 그려낸다는 것은 아마도 불가능하겠지만, 한 폭의 수묵화를 오선에 담는다는 정성으로 시어들을 그려보았습니다. 조성이 없는 음악이므로 그림을 상상하는 것도 꽤 자유롭습니다. 곡의 첫 부분은 이 곡에 대한 권병호님이 Alto Flute으로 그린 시상입니다.
8. 그대 잘 가라 (도종환_시, 이범준_곡) Vocal_박인옥, Piano_이범준, Cello_임은진 누군가를 떠나보내는 마음을 표현하며, 강가에 한참을 앉아 강물을 바라보는 모습도 함께 그려보았습니다. 밤하늘의 고요한 달빛과 흔들리는 강물의 물결이 피아노를 통해 다가옵니다. 심연 깊이 떨리는 마음의 소리를 임은진님의 첼로가 제대로 담아냅니다.
9. 악보 (도종환_시, 이범준_곡) Vocal_박인옥, Piano_이범준, Flute_권병호 전깃줄이 만들어낸 오선 악보! 새들이 모여 음표가 되었으니 박자와 조성이 이리 변하고 저리 변하는 건 시간문제입니다. 새들이 만드는 하늘의 악보와 그 악보를 바라보는 저의 심정이 이러 저리 섞여 있습니다. Flute의 가락은 새들이 만드는 악보의 모습을 빚어내는데 많은 도움을 주고 있지요.
10. 미래가 된 과거 (이범준_곡) 해금_김준희, 피리_황세원, 대아쟁_배문경, 타악_서수복, Piano_이지연 동양적인 사고방식으로 시간이란 세상과 함께 공존하는 발걸음입니다. 과거가 현재가 되고 다시 미래가 되는 시간과 나의 연결고리를 이 곡에서 순환구조의 선율과 화성으로 표현하였습니다. 같은 중심음을 둔 두 개의 다른 선율, 베이스가 하행진행하면서 다른 조성으로 바뀌는 화성. 이 둘이 만납니다. 피리의 계면 가락과 해금의 평조 가락으로 드러나는 선율. 중심음은 그대로인데 화성의 조성은 바뀝니다. 시간이 흐르더라도 언제나 나와 함께 있는 것처럼... 피아노의 솔로연주는 화성에 숨겨져 있던 또 다른 선율을 드러냅니다. 한창 클라이맥스에 다다를 때쯤 아쟁은 다른 중심음에서의 가락을 연주하기 시작합니다. 또 다른 사람의 과거와 미래 이야기를 시작하는 것처럼....
수록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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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운 나무 [CD+악보집] by 이범준